안전 길잡이
여름이라도 걸리는 저체온증
저체온증의 증상과 원인
인간은 기온이 떨어져서 추워져도 뇌와 심장 등 신체의 중심부 체온을 36도 이상으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중심부의 체온이 어떤 이유로 유지할 수 없고 내려가면 생명에 위기가 오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저체온증”이란 신체의 중심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인간이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은 36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35도가 되면 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판단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손의 세세한 움직임이 불가능하게 되고 보행이 점점 느려집니다. 체온이 더 떨어지면 몸이 더 떨리고 대화를 할 수 없게 되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거나 졸음이 엄습하고 똑바로 서지 못해서 보행을 할 수 없게 되는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등산을 할 때는 이 같은 증상이 생기기 전에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텐트나 산장에 대피하거나, 젖은 옷을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절과 사고사례
저체온증은 판단력의 저하를 동반하기 때문에 서둘러 방한(防寒)대책을 갖추어야 합니다.
일본에서도 2012년5월 북알프스 시로우마다케(白馬岳)의 2750m부근에서 날씨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미처 방한대책을 갖추기 전에 의식장애가 일어나서 63세-78세인 전대원 6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례가 있었습니다. 일본의 산을 잘 알고 장비도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눈깜짝할 사이에 움직일 수 없게 되는 저체온증의 공포를 여실히 드러내준 사고였습니다.
저체온증은 뜻밖에 추운 겨울보다 기타 계절에 곧잘 일어납니다. 봄이나 가을 등산 중에 때이른 눈보라 등 급격한 날씨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거나 여름이라도 비에 젖은 상태에서 바람이 강한 가운데 행동해서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겨울 등산의 경우는 추위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방한대책이 엄격하지 않고 판단이 나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2013년 7월말 일본 중앙알프스에서 일어난 한국인등산객 조난사고에서 사망한 4명 가운데 3명은 폭풍우에 의해 젖은 몸에서 강한 바람으로 체온을 빼앗겨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머지 한 사람은 실족에 의한 것이지만 저체온증의 영향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또 저체온증은 고령자 분들이 잘 걸리기 쉽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중앙알프스에서도 연령이 높은 분이 희생자가 된 것은 그 때문일지 모릅니다.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요령
2013년 중앙알프스에서 조난이 일어난 날 같은 중앙알프스 등산을 하고 있던 일본인 가운데 저체온증에 의한 조난사고는 없었습니다. 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한국인 등산객이 해발이 높은 산에서 능선을 걷는데 적당하지 않은 판초 우의(雨衣)를 사용하고 있던 것이 커다란 원인이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등산용 우의라고 한다면 고어텍스 제품의 상의와 하의로 나눠져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어떤 초보자라도 배낭이나 등산화와 마찬가지로 반드시 이 우의를 준비하고, 등산장비전문점에서는 다양한 메이커와 사이즈의 우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높은 산에서 비에 젖는 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인은 우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점은 한국과는 생각이나 습관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일본알프스 같은 높은 산은 도시의 거리와는 달리 비와 함께 심한 바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나아가서 한랭한 기후 때문에 2500m 정도부터 위 쪽은 수목이 거의 자라지 않는 장소입니다. 즉 태풍 못지않은 심한 바람 속에 아무것도 바람을 막을 것이 없는 험한 길을 몇 시간이나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는 판초가 강풍에 날려져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비는 위로부터 뿐만 아니라 옆이나 밑에서도 들어오고 하반신은 흠뻑 젖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계단이나 손잡이 등 안전설비가 한국보다 적은 암릉지역을 손발을 사용해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데는 판초 스타일의 우의로는 움직임이 제한되어 위험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기상에 대응할 수 있는 우의를 준비하고 또 날씨가 악화되었을 때는 무리한 행동을 하지 말고 비바람으로부터 대피하는 것이 저체온증을 예방하는 요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14/5/29)
글 우치노 가오리 한국어 번역 남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