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의 기본지식
계절별 등산 주의사항—여름 높은 산에서는 소나기 있음!
장마가 끝나고 난 뒤 산에 차가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를 말합니다. 일본에서는 이 시기에 등산하는 것을 나츠야마(夏山)라고 합니다. 이때는 등산로에 잔설(남아 있는 눈)이 거의 없어지고 연중 가장 등산하기 쉬운 시기로, 무엇보다 고산식물의 꽃이 일제히 피어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이런 꽃이 피는 시기와 여름휴가가 겹치기 때문에 많은 등산객들로 활기찹니다. 특히 일본 공휴일인 바다의 날(매년 7월 세번째 월요일)과 추석인 8월 13,14,15일쯤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날씨와 산행시간
일본에서는 덥고 맑은 날에는 오후에 갑작스런 소나기에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기예보에서는 매일 같이 벼락주의보가 발령되며, 특히 3000미터의 산에서는 벼락 때문에 사망한 사고도 일어납니다. 벼락이 발생할 때는 하늘을 보면 꼭 소나기 구름(적란운)이 발달하는 조짐이 보입니다. 그러므로 그 전에 숙박지에 도착하거나 가까운 산장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아침 6~7시에 출발해 오후 2시나 늦어도 4시까지는 숙박지에 도착하는 “하야다치 하야츠키(일찍 출발해 일찍 도착)”이라는 습관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여름의 특징적인 구름입니다. 이런 구름이 발생하면 비나 벼락이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름은 산에서는 오전보다 오후에 날씨가 나빠지는 일이 많습니다.
위 2장 사진은 어느 날 같은 산을 찍은 것이지만 3시간 사이에 구름이 발생한 것이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여름의 고산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기상입니다.
산행시간은 6시간정도 길어도 8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의 산행을 계획했다가 탈진 직전까지 가는 등산객이도 가끔 있습니다. 고소 산행은 쉽지 않아 고소증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또 등산객이 많은 시기의 암릉구간은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때문에 여유로운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온과 방한, 비옷
그리고 여름이라도 해도 해발 2500m 이상에서는 눈이 남아 있고 기온도 상상보다 훨씬 낮습니다. 제가 일했던 3100m에 위치한 산장에서는 8월이라도 아침에는 스토브를 사용했었습니다. 얼음이 얼었던 일마저 있었습니다. 탈진 상태에 빠지거나 비를 맞은 후 강한 바람에 체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저체온증이나 동사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때문에 여름이라 해도 비옷이나 방한복이 꼭 필요합니다.또 2500m이상인 높은 곳에서는 바람을 막을만한 나무가 없어 강풍이 불 때 비가 오면 태풍처럼 비가 옆으로 몰아칩니다. 이 때문에 비옷은 상의뿐 아니라 하의도 필요합니다.
태풍의 영향
태풍의 진로와 산행 일정이 겹칠 때에는 전면 중지나 연기를 검토해 봐야 합니다. 태풍이 아직 멀리 있거나 벌써 통과했더라도 산에서는 영향이 굉장히 크기 때문입니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사람이 날아갈 정도의 강풍이 불어대는 3000m대의 암릉구간을 가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이런 날에는 사고가 나도 구조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사고위험뿐 아니라 큰 비로 등산로가 유실되거나 예기치 못한 산사태가 일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가미코치와 마을을 연결된 도로는 강수량 규제에 따라 폐쇄돼서 차량통행할 수 없게 된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큰비가 내려도 한국 국입공원과 달리 등산로 출입이 금지되지 않아 자기자신이 등산의 가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글 우치노 가오리
여름이라도 걸리는 저체온증
계절별 등산 주의사항—가을 북알프스로 단풍 보러 가자!
(201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