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의 기본지식
한일 등산문화 차이—등산로, 해발, 장비, 입산 통제…
등산로와 등산객의 특징 및 등산로 표지와 입산 통제에 대하여
2013년 7월 말에 일본 중앙 알프스 히노키오다케(檜尾岳) 부근에서 일어난 한국인 파티 조난사고는 한국과 일본 양국의 등산 관계자에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난은 외국인에게 특유한 요인뿐만 아니라 일본인도 주의해야 할 여러 요인이 겹쳐 일어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저희도 한일의 등산 스타일과 의식 차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최고봉이 2,000m 미만인 한국의 산과 3,000m 급이 이어지는 일본 알프스와의 차이 등은 당시 언론에도 지적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더 깊이 파고 들어 또다른 관점에서 한일 등산문화의 차이점을 주제 삼으려 합니다.
1 안전 시설물이 적은 일본의 등산로와 초보자도 다닐 수 있는 정비된 한국의 등산로
일반적인 경향으로 한국의 등산로는 일본보다 더 인공물로 개발되어 있습니다. 험한 암벽으로 쉬운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거기에 사다리나 쇠사슬이 걸려 있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계단과 난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리지 등반이나 암벽 등반 루트에는 안전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나 일반적인 등산과는 다른 장르의 루트이며 일반 등산객은 오르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는 손으로 바위를 잡고(삼 지점) 통과하는 암벽도 상급자 용으로 일반 등산로에 포함됩니다.
더 난이도나 위험도가 높아지면 암벽 등반의 영역에 들어 일반등산로가 아닌 루트가 되는데 그 경계가 한국에서는 좀 더 난이도가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야리호타카(槍穂高) 연봉에 있는 ‘다이키렛토’는 일본인 등산객에게는 난이도가 가장 높은 루트이기는 하는데 어디까지나 일반 등산로로 간주됩니다.
한편으로 한국인 등산객에게 다이키렛토는 전문 등산가가 타는 루트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알프스를 오른 사람 중에서 고산을 즐기는 한편 “이렇게 험할 줄 몰랐다.”라는 말이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또 한국의 척도로 보면 “별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다만 한국은 암벽 등반 애호가의 비율이 일본보다 많은 것 같고 그들은 암벽에 대해 그다지 저항이 없어 오히려 “철제 사다리나 계단 등이 적고 자연 상태가 남아 있는 등산로나 목제 간판 등에 자연보호 의식을 느낀다.”라고 평가하는 소리도 있습니다.
2 베테랑도 3,000m 급 고산에 대비합시다
한국에서도 100대 명산이 선정되어 있지만 절반 이상이 1,000m 미만이며 1,500m 이상은 여덟 곳뿐입니다. 해발 고도가 다르면 등산 방법이나 장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의 산은 대부분 당일로 갈 수 있어 산장에 묵으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능선을 걸어가는 기회는 좀처럼 없을 것이며 우비도 간편한 것이 있으면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일본에서는 상하 따로 입는 우비(대부분이 투습 방수 소재임)는 기본적인 장비로 당일 등산이라도 가지고 다닙니다. 등산 용품점에서 우비가 판매되지 않는다는 일은 일본에서는 상상도 못합니다.
2013년 7월 조난자 중에는 ‘베테랑 등산객’으로 불리던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발이 낮은 산에서의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었기 때문에 3,000m 급 고산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인식하더라도 평소의 이미지가 선행된 것이 올바른 판단을 저해한 한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3 등산로에 있는 표지 및 당국에 의한 입산 통제
이번 조난에서 “표지에 거리가 적혀 있지 않았다.”(일행 멤버)라든가 “악천후 시에도 입산이 통제되지 않는다.”(연합뉴스 보도)라는 말이 한국 측에서 나와 일본에서는 이에 위화감을 느낀 사람도 있었습니다.
첫째로 한국 국립공원 내의 등산로에는 충분히 많은 표지가 설치되어 있으며 행선지와 더불어 거리도 적혀 있습니다. 한편 일본에서는 북알프스 등 등산객이 많은 곳에서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정비되어 있으나 등산객이 적은 곳에서는 이정표가 오래되거나 그 개수도 적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저희가 종주한 지리산은 표지에 그 위치를 나타내는 번호도 매겨져 있어 조난했을 때 장소를 쉽게 특정할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제법 합리적이라 일본 내에서도 도입할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둘째로 한국에서는 악천후 시에 입산이 통제될 수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한국에서는 많은 산들이 국립공원 내에 있어 국립공원 관리공단에 의해 전체적으로 관리되어 있는데 일본에서는 국가 기관(환경성, 임야청)과 지자체(현, 시정촌) 또 민간 산장 등 많은 단체가 각각의 입장으로 관리하고 있어 통제가 어렵습니다. 등산로 입구의 출입문도 일본에는 거의 없습니다.
또 한국에는 악천후 시뿐만 아니라 산불조심 기간이나 자연 휴식년제 등 여러 통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통제가 없습니다. 따라서 등산객이 자기 책임으로 판단하는 것이 보다 중요해집니다.
글 사진 우치노 신이치 우치노 가오리 한국어 번역 사토 준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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